아내의 경마 빚 1900을 갚아 주고 매일 밤 아내의 휴대폰 알림을 함께 봐 온 지하철 기관사가, 딸의 소풍날 새벽 김발을 씻다가 본 화요일 밤의 출금 알림 하나를 끝내 묻지 못한 일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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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아내의 도박
남편이나 아내의 도박빚을 알게 된 날, 그리고 그 뒤에도 같이 밥을 먹어야 했던 날들의 이야기입니다. 결혼을 앞둔 사이, 아이를 키우는 부부, 오래 산 부부의 이야기를 함께 모았습니다.
포커 빚이 드러난 봄부터 남편과 매일 밤 천변을 함께 뛰어 온 초등학교 행정실 주무관이, 대회 날 아침 일어나지 않은 남편의 배번표를 접어 넣고 혼자 결승선을 지난 일을 적었다.
조회 ––추천포커 판 빚을 처가 주소로 숨겼다가 장모에게 들킨 서른여섯 살 동 주민센터 주무관이, 아내 몰래 매주 일요일 반찬가게를 오가다 처음으로 다음 날짜가 적힌 노란 뚜껑을 받는다.
조회 ––추천양육비를 여덟 달째 받지 못한 서른일곱 살 엄마가 면접교섭 날 비싼 장난감을 들고 돌아온 아들과, 아빠라는 글자를 지우다 얇아진 받아쓰기 공책 앞에서 서랍 속 서류를 꺼냈다가 다시 넣는다.
조회 ––추천상견례 열네 시간 전, 예비신랑이 도박빚을 털어놨다. 블라우스를 다리던 엄마는 다리미를 세워 두고 밥은 먹자고 했다.
조회 ––추천새벽 수유 때 시작한 휴대폰 도박은 딸의 돌반지까지 삼켰다. 추석 저녁, 시어머니가 그 반지를 보자고 했다.
조회 ––추천전세금을 모으려고 나간 해외 현장. 귀국을 하루 미룬 사실을 회사에는 알렸지만, 공항에 나온 아내와 딸에게는 말하지 못했다.
조회 ––추천수요일마다 늦는 남편을 반차 내고 따라갔다. 집에 돌아와서는 내가 다녀온 흔적을 숨기고 있었다.
조회 ––추천아내가 샤워하는 동안 봉투 187장을 셌다. 3,200만 원. 아내는 내 빚이 1,800이라는 걸 몰랐다.
조회 ––추천우리는 잃어버린 돈을 적다가, 서로에게 묻지 못했던 질문들을 적기 시작했다.
조회 ––추천도박 문제로 상담이 필요하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헬프라인 1336으로 24시간 전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