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끊은지 1년 넘었는데 어제 진짜 위험했다
오랜만이다
전에 글 몇번 썼던
45살 애둘 아빠임
바카라로 빚 2억 넘게 만들고
와이프한테 들켜서
집에서도 한번 쫓겨났던 놈
마지막 글 쓴지도
한참 됐다
일단 근황부터 말하면
도박 안한지
1년 2개월 조금 넘음
빚은
처음 들켰을때
2억 1187만원
지난번 글 쓸때
1억 8천 정도였는데
현재
1억 2천 6백 정도 남았다
많이 줄였지?
회사 성과급
차 판돈
보험 정리한거
매달 상환한거
이것저것 합쳐서
1억 가까이 갚았다
ㅋㅋㅋㅋㅋㅋ
쓰고보니까
내가 1억을 갚았다는것도 웃김
애초에 안했으면
1억을 모은거였는데
남들은 1억 모으면
기념으로 글 쓰잖아
나는
1억 갚았다고 좋아함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요즘은
진짜 사람 사는거 같긴 하다
와이프도 예전처럼
내 폰을 매번 보는건 아님
가끔 늦게 들어오면
왜 늦었냐 물어보긴 하는데
예전처럼 눈빛이 살벌하진 않음
용돈도 올랐다
월 35만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 20만원이었으니까
75% 인상이다
연봉 인상률로 보면
임원급임
요즘은
돈 생겨도 바카라 생각이
예전만큼 바로 나지는 않는다
100만원 보면
예전에는
100 → 200 → 400
이렇게 보였는데
요즘은
학원비
관리비
대출 원금
이렇게 보임
그래서 나는
내가 꽤 괜찮아진줄 알았다
진짜로
이제 어느정도 끊었다고 생각했음
근데
어제 생각 바뀜
회사 후배 하나가 있음
내가 처음 바카라 알게됐던 놈은 아니고
다른놈임
나보다 10살 정도 어림
점심먹는데 갑자기
"부장님 바카라 해보셨어요?"
이러더라
순간
숟가락 들고 멈춤
내가
"왜"
하니까
지가 요즘 한다고 함
어제 40으로
300 먹었다면서
폰 보여줌
진짜 오랜만에 봤다
그 화면
빨간색
파란색
뱅커
플레이어
줄 내려가있는거
보는 순간
진짜 웃긴게 뭔지 아냐
손에 땀이 남
ㅋㅋㅋㅋㅋㅋㅋㅋ
1년 넘었는데
화면 하나 봤다고
몸이 먼저 기억함
후배가
"부장님 이런거 모르세요?"
하길래
나는
"몰라 그런거 하지마"
라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년 전 내가 들었던 말
똑같이 하고있음
그러니까 후배가 웃으면서
"아 재미로 하는거죠 뭐"
함
재미로
ㅋㅋㅋㅋㅋㅋ
그 단어 듣는데
옛날 내가 생각남
나도 그랬음
재미로 10만원
재미로 20만원
재미로 시작해서
집 담보 잡음
나는 걔한테
진짜 하지말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내 얘기까지는 못함
회사에서
내가 도박빚 2억 만든걸 누가 알겠냐
그래서 그냥
"그거 계속 하면 결국 잃어"
정도만 말함
후배는
"부장님 이런거 은근 보수적이시네"
이러고 웃음
나도 웃음
근데 그날 오후부터
일이 손에 안잡힘
그 바카라 화면이
자꾸 생각남
신기한게
내가 잃었던 기억은
잘 안떠오름
500 잃던 날
1000 잃던 날
와이프 울던거
모텔에서 자던거
그런건 흐릿하고
예전에
50으로 620 만든날
20으로 280 만든날
그런것만 생각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뇌라는게
진짜 개새끼더라
좋았던거만 편집해서 보여줌
그날 퇴근하는데
후배가 카톡 보냄
"부장님 ㅋㅋ 저 오늘도 먹었습니다"
사진 하나
+1,730,000
나는 답장 안함
근데 사진 저장함
왜 저장했는지도 모르겠음
진짜임
그리고 집에 감
와이프랑 밥먹고
애들이랑 TV도 봄
아무 일 없었음
밤 11시쯤
다 자러 들어감
나는 거실에서 혼자 있음
그리고 갑자기
예전에 쓰던 사이트 생각남
주소도 기억 안나는줄 알았음
근데 검색창에
앞글자 치니까
자동완성 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년 넘게 지났는데
구글이 나보다 잘 기억하고 있더라
사이트 들어감
로그인은 안하려고 했음
그냥
아직 있나 보려고
이게 진짜 중독자들이 하는 말임
"그냥 보려고"
ㅋㅋㅋㅋㅋㅋ
아이디 입력함
비밀번호
기억남
로그인 됨
여기까지 오는데
한 30초 걸림
잔액 확인하는데
3,184,000원
찍혀있음
뭐지?
처음엔 오류인줄 알았음
내가 예전에 마지막으로
출금 안하고 놔둔 돈이 있었나봄
이벤트머니 포함인지 뭔지는 모르겠음
아무튼
300만원 넘게 있음
그 숫자 보는 순간
진짜
심장이 쿵 함
지금 생각해도 소름임
내 돈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돈
없는줄 알았던 돈
공짜 돈처럼 느껴짐
이게 제일 위험함
내 통장에서 300 빼서 넣으라고 했으면
안했을 수도 있음
근데
이미 사이트 안에 있음
그러니까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이 바로 듦
'이건 내가 입금한거 아니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논리냐 진짜
내돈인데
'이걸로 한번만 해보고'
'잃어도 원래 없던 돈'
'따면 바로 대출 갚고'
1년 동안 안하던 새끼 머리가
10초만에
예전 상태로 돌아감
바카라 방 들어감
300만원 있음
판돈 설정
10만원
누르려는데
손이 떨림
진짜로
그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됨
10만원
예전에는
눈도 안깜빡이고 누르던 금액인데
그날은 못누르겠더라
근데 화면은 계속 봄
첫판
뱅커
내가 속으로
뱅커 찍음
뱅커 나옴
'봐 역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것도 안했는데
내가 맞춘것처럼 기분 좋음
두번째
플레이어 예상
플레이어
세번째
뱅커
뱅커
3연속 맞음
그 순간
진짜 미치는줄 알았음
'30 걸었으면 얼마냐'
계산함
바로 계산됨
손이
10만원 버튼 위에 감
그때
뒤에서 소리남
"아빠 뭐해?"
딸이었음
화장실 가려고 나왔나봄
진짜
심장 멎는줄 알았다
휴대폰 화면 바로 끔
"아무것도 안해"
함
딸이
"왜 안자?"
하길래
"이제 잘거야"
함
그리고 딸이
물 한잔 마시고 들어가는데
갑자기 전에 태블릿 사줬을때 생각남
그때 그 40만원짜리
아직 존나 잘쓰고 있음
방에 들고 들어가는거 보임
진짜 우연이지
딸이 안나왔으면
나 했을 수도 있음
솔직히 말해서
했을거 같다
10만원
첫판 먹으면
20
30
그렇게 시작했겠지
딸 들어가고
다시 폰 켬
바카라 화면 그대로
잔액
3,184,000
나는 한참 봄
진짜 한 5분은 봤음
출금 버튼 누름
근데
출금하려니까
계좌 등록하라고 뜸
그 순간 또 고민함
ㅋㅋㅋㅋㅋㅋㅋㅋ
'귀찮은데 그냥 한판만 하고'
이생각함
진짜 사람 안변함
결국 계좌 등록하고
전액 출금 신청함
3,184,000원
처리중
여기서 또 문제가 생김
출금 처리되는동안
취소 버튼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
출금 취소하고 1억 날린적 있는 놈인데
또 똑같은 화면 보고있음
손이 진짜
취소 버튼 근처로 감
그냥 폰 껐음
침대 들어감
잠 안옴
한시간 뒤 확인함
입금됨
3,184,000원
내 통장에
진짜 들어옴
잔액 보는 순간
또 욕심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이트에서는 못했는데
은행 통장에 들어오니까
이번에는
'100만원만 다시 넣을까'
생각함
이게 끝이 없음
그래서 새벽 1시 반에
와이프 깨움
와이프가
"왜"
하면서 짜증냄
나는
"할말 있어"
함
와이프가 갑자기 잠 확 깸
아마 내가 또 사고쳤다고 생각한듯
나는 사실대로 말함
회사 후배가 바카라 보여줬고
집와서 사이트 들어갔고
계정에 318만원 있었고
게임은 안했는데
할뻔했다고
그리고 출금했다고
와이프가 아무말 없이
휴대폰 달라고 함
입금내역 확인함
3,184,000원
한참 보더니
"했어?"
물어봄
"안했어"
"진짜?"
"응"
"한판도?"
"응"
와이프가
진짜 한참 나를 봄
예전 같았으면
못믿었겠지
나라도 못믿음
그러다
"그럼 잘했네"
함
그 말 듣는데
울컥함
ㅋㅋㅋㅋㅋㅋ
45살 아저씨가
바카라 안했다고
칭찬받음
진짜 인생 좆같이 살았다
다음날
318만원
전액 대출 상환함
빚
1억 2천 6백에서
1억 2천 3백 정도 됨
그리고 회사 가서
후배 불러냄
커피 한잔 사줌
내가 먼저 말함
"너 그거 진짜 끊어"
후배가 웃으면서
"부장님 왜 갑자기 진지하세요"
함
그때 처음으로
조금 얘기해줌
정확한 금액은 말 안함
그냥
나 예전에 저거 했다가
돈 많이 잃었다
대출까지 받았다
가족한테도 들켰다
그러니까
후배 표정 바뀜
"진짜요?"
함
응
그리고 말함
"너 지금 얼마 땄냐"
한 600 땄다고 함
그래서
"그 600이 제일 위험한 돈이다"
라고 함
후배가 이해 못하는 표정임
당연하지
나도 처음엔 몰랐음
잃은 돈이 위험한게 아니라
딴 돈이 위험함
600 잃으면
600 찾으려고 1000 넣음
600 들고 있으면
1000 만들려고 함
결국 똑같음
후배가
"저는 소액만 해요"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그말 했다
진짜 소름돋음
그날 오후
후배가 또 하는지는 모르겠다
나도 더 말 안함
내가 남 인생까지 책임질수는 없으니까
근데
그 일을 겪고 나서
내 생각이 좀 바뀜
나는 그동안
1년 안했으니까
이제 어느정도 괜찮다고 생각했음
아니더라
나는
도박 안하는 도박중독자였음
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맞는 표현 같다
없어진게 아님
그냥 자고 있었던거임
화면 하나
숫자 하나
누가 땄다는 말 하나면
바로 깨어남
그리고 웃긴게
다음날 아침
와이프가 출근하는 나한테
"어제 말해줘서 고마워"
함
나는
"고맙긴 뭘"
했는데
와이프가
"예전 같았으면 숨겼잖아"
함
그말이 계속 생각남
맞음
예전 나는
318만원 발견했으면
일단 혼자 해결하려 했음
따면
없던 일
잃으면
또 숨김
그러면서 2억까지 간거잖아
이번에는
돈을 안건드린것보다
숨기지 않은게
조금 더 잘한건지도 모르겠다
빚은 현재
123,400,000원 정도
아직 1억 넘음
도박 안한지
430일 조금 넘음
정확한 날짜 세는것도
요즘은 잘 안함
예전에는
단도 10일
30일
100일
이렇게 세었는데
이제는 그냥
오늘 안하면 되는거 같음
그리고
내가 평생 완전히 괜찮아질거라는 생각도
이제 안한다
그게 오히려 편함
나는 돈 생기면 위험하고
술먹으면 위험하고
바카라 얘기 들으면 위험하고
혼자 밤에 폰 보고 있으면 위험함
그걸 알고 사는게 낫더라
예전에는
나는 절제가 가능하다고 믿어서
2억 잃었음
지금은
내가 절제 못하는 인간이라는걸 인정해서
318만원 지켰음
ㅋㅋㅋㅋㅋㅋ
어제 와이프랑
대출 계산해봤다
이대로면
빠르면 3년 안쪽으로
거의 정리 가능할거 같다고 함
예전 같으면
3년?
존나 길다고 생각했겠지
바카라면
오늘 밤에도 끝낼 수 있는데
이랬을거임
근데 이제는 안다
오늘 밤에 끝내려고 하면
내 인생이 먼저 끝장난다는거
3년이면 된다
3년
45살 먹고
처음으로
천천히 가는 연습하는중이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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